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이병헌·박찬욱·이창동 아카데미 입성…2016 신입 회원으로 추대 받아

아카데미가 2년 연속 한국인 신입 회원을 대거 영입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최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는 29일 신입 회원 683명을 새롭게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공개된 명단에는 배우 이병헌과 박찬욱·이창동 감독 등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인들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레이아웃(촬영) 팀장으로 활약 중인 전용덕 감독 또한 아카데미 회원으로 추대됐다. 한인 영화인들도 대거 아카데미의 초대를 받았다. '디파티드' '더 레고 무비' 등으로 유명한 거물 프로듀서 로이 리, '러브송' '포 엘런' 등으로 인디 영화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 온 김소영 감독, TV와 영화를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 대니얼 대 김 등의 이름이 눈에 띈다. 캐나다 출신 한인인 다큐멘터리 제작자 겸 감독 아니타 리,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음악 부문 총괄 서니 박도 신입회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공식 수락 절차를 거쳐 정식으로 아카데미 회원으로 등록되며, 이후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및 수상작 선정을 위한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아카데미 측은 지난해 처음으로 임권택, 봉준호, 최민식, 송강호, 김상진 등 한국 영화인 5명을 초대한 데 이어 또 한번 한국인·한인 회원을 영입하며, 회원 구성에 인종·문화적 다양성을 더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아카데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새롭게 초대된 회원 683명 중 283명이 59개국 출신의 외국인이며, 유색인종은 4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민 기자

2016-06-29

'화이트 오스카'로 불거진 미국의 신인종주의

NYT "오스카만큼 하얀 미국 권력" 파워피플 503명 중 유색인 10% 안돼 언론·문화.스포츠 백인 독점 심해 각료, 대도시 시장은 유색인종 두각 "이 역사적인 순간,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 수락 연설을 할 때 기대는 최고조에 달했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은 수십 년간 투쟁해 온 흑인의 승리이자 다문화.다인종 사회로 접어든 미국의 승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1960년대 민권운동에 힘입어 법적인 흑백 차별이 철폐되고도 사회에 여전했던 차별과 분열에 마침표가 찍힐 줄 알았다.  그러나 이는 성급한 기대였다. 진정한 다인종 사회로 가는 투쟁은 새로운 양상으로 다시 시작됐다. 실질적인 권력을 나누는 '파워 게임'이다. 그 대상도 히스패닉과 아시아계를 포함한 모든 유색인종으로 확대됐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열린 제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둘러싼 논란도 그중 하나였다.  이른바 '화이트 오스카' 논란은 2년 연속 주요 연기 분야에서 백인 배우만 후보로 선정되면서 불거졌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누가 백인만 후보로 올렸느냐는 데 있었다.  2월 28일 LA타임스에 따르면 수상자(작)를 결정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위원회 회원 6261명 중 91%는 백인이다. 흑인은 3%, 히스패닉과 아시안은 각각 2%에 불과하다. 백인이 94%였던 2012년보다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백인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다. 아카데미상이 실상 '백인이 뽑는 상'이라는 의미다.  흑인 인권운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는 "할리우드 의사 결정권자에 대한 문제"라며 "백악관에 흑인 가족이 살고 있는데도 할리우드 권력의 장(場)엔 흑인이 발 붙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포브스가 "오스카의 다양성은 흑인-백인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논쟁을 확대했다. 미국 포춘 100대 기업 CEO 102명의 얼굴 사진. 8명을 제외하고 전부 백인이다. 아래 왼쪽 8명이 유색인종 CEO로 왼쪽부터 조지 파즈(익스프레스 스크립츠 홀딩스), 인드라 누이(펩시코), 후안 루치아노(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 케네스 셔놀트(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케네스 프레이저(머크), 오스카 무노즈(유나이티드 항공), 로저 퍼거슨(교원공제회의, TIAA-CREF), 사티아 나델라(마이크로소프트). 이코노미스트도 "2000년대 이후 아카데미상 수상자 흑인 비율을 따져보면 미국 인구 중 흑인이 차지하는 비율과 비슷하다. 진짜 차별은 히스패닉과 아시아계에게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종 비율을 따져가면서 백인이 독점한 권력을 나눠야 한다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이다.  실제 미국의 인종 구성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88년 전체의 85%를 차지하던 백인 비율은 2013년 62%로 줄었다. 4%에 불과했던 히스패닉은 17%로 급증했고, 10%였던 흑인 비율도 12%로 늘었다. 소수점으로 잡히던 아시아계는 5%에 이르렀다. 전망치는 더욱 극적이다. 퓨리서치센터는 출산율.사망률과 이민 추세 등을 감안해 2060년 미국의 인종 구성을 예측했다. 그에 따르면 백인의 비율은 43%까지 감소하고 히스패닉은 31%, 흑인은 13%, 아시아계는 8%까지 늘었다. 머지않아 미국에서 '유색인종=소수인종'이라는 등식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에 가장 민감한 건 정치권이다. 전체 인구보다 유권자에서 인종 구성 변화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2012년 대선에서 백인 유권자 비율은 74%였다. 전체 인구 중 차지하는 비율(63%)보다 높은 수치다.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이 아직 어렸거나 불법체류자 신분이라 투표권을 갖지 못한 탓에 백인의 투표 영향력이 크게 나타났다. 시간이 흐르면 고령자가 많은 백인은 감소하고, 투표권을 얻어 선거에 참여하는 유색인종은 늘 수밖에 없다.  이들의 힘은 이미 증명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2008, 2012년 대선에서 유색인종 몰표에 힘입어 당선됐다. 2012년 대선 패배 후 공화당에선 "대선에 뛰어들 생각이라면 유색인종과 작은 접점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히스패닉 인구가 45%에 이르는 뉴멕시코주에선 31명의 역대 주지사 중 6명을 히스패닉으로 선출했다.  이처럼 미국의 소수자라는 유색인종이 유권자로서 세를 조직하고 당락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되자 다음 단계에 봉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6일 '오스카 후보만큼 하얀 미국 권력의 얼굴'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NYT는 "국가의 운영과 문화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들"이라며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에서 미국을 움직이는 '파워 피플'이 누군지 조사했다. 포춘 100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 각료, 주지사, 상원의원, 군 수뇌부, 아이비리그 대학 총장, 방송.언론.영화.출판계의 최고 의사결정자, 프로야구.농구.미식축구(MLB.NBA.NFL) 구단주 등 503명이 여기에 포함됐다. 이 중 흑인.히스패닉.아시안 등 유색인종은 10%에도 못 미치는 44명에 불과했다. 미국 사회의 권력 지도가 사회 전체의 인종 다양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분야에 따라 백인의 권력 독점 정도는 달라졌다. 정치 분야의 경우 '정치적 올바름'과 표심에 따라 전체 사회를 반영한 인종 구성이 나타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뿐 아니라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최소 6명의 유색인종 각료를 임명했고, 현재 미국 20대 대도시 시장 중 5명이 유색인종이다.  그러나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알려줄지 결정해 사람들의 생각에 은밀하고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분야일수록 백인의 독점력은 커졌다. 언론.문화.스포츠 분야의 경우다. 이를테면 방송국 CEO와 유명 프로듀서(PD) 29명 중 27명이, 주요 언론사 대표.편집국장 13명 중 11명이 백인이었다. MLB.NBA.NFL 95개 구단의 구단주 중에선 단 4명이 유색인종이었다. 물론 이들 분야엔 대중에 알려진 유색인종 스타가 많다. 이들은 백인보다 뛰어난 재능으로 무대와 운동장을 장악하기도 한다. NBA 선수 75%가, NFL 선수 70%가 흑인이다. 미국 대중음악 산업은 흑인 가수들의 재능과 인기에 적잖이 의존한다. NYT는 이들이 큰돈을 벌고 인기를 얻었지만 그 무대와 운동장의 규칙을 만드는 건 모조리 백인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인기인'과 '결정권자'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여성 영화감독 3%, 남녀 불균형 논란도 아카데미상의 인종 다양성 논란은 할리우드 남녀 불균형 논란으로도 확대됐다. 지난달 22일 영국 가디언은 '화이트 오스카'를 계기로 할리우드의 차별이 '총체적 위기' 수준이라고 진단한 미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저널리즘 스쿨의 '다양성에 대한 아넨버그 보고서'의 내용을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극중 캐릭터의 33%는 여성이었다. 남성보다 적은 비율이지만 '대단한 차별'이라고 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40대 이상 여성 캐릭터로 범위를 좁히니 비율이 25%로 낮아졌다. 또 여성 연기자의 33%는 노출 연기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 배우의 경우 10%였다. 여성이 영화에서 소비되는 방식 자체가 차별적이라는 이야기다. 카메라 뒤에서 활동하는 감독.스태프 등 여성 영화인은 더 열악했다. 여성 감독 비율은 3%, 시나리오 작가 비율도 10%에 그쳤다. 가디언은 "영화 산업의 생태계 자체가 배타적"이라고 지적했다. 여성 감독을 지원하기 위해 열리는 '벡델테스트 축제'를 운영하는 코리나 안트로버스 역시 할리우드 의사 결정권자의 다양성 문제를 거론했다. "배우와 감독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를 고용하고 해고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영화사와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문제다. 시스템의 구조에 대한 폭넓은 고민이 필요하다." 홍주희 기자

2016-03-23

'쿵푸팬더' 제니퍼 여 감독, 아카데미 운영위원직 올라

영화 '쿵푸팬더' 2편과 3편을 세계적으로 흥행시킨 제니퍼 여 넬슨 감독(사진)이 한인 최초로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 운영위원직에 위촉됐다. AMPAS는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단체다. AMPAS측이 15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제니퍼 여 넬슨 감독은 현 아카데미 이사진의 승인을 받아 3년 임기의 운영위원에 임명됐다. 레지날드 허들린 감독과 극작가 그레고리 나바도 여감독과 나란히 운영위원단에 합류했다. 여 감독의 운영위원 위촉은 전체 회원과 임원진 구성에 다양성을 더하려는 아카데미의 노력으로 풀이된다. 함께 운영위원에 오른 레지날드 허들린 감독은 흑인, 그레고리 나바는 라틴계다. 셰릴 분 아이작스 아카데미 회장은 이번 인사에 대해 "다양성을 더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게 돼 자랑스럽다. 아카데미를 더욱 다양성있는 조직으로 발전시키는데 힘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카데미 측은 2년 연속 '백인잔치'란 비난에 시달려 왔을 뿐 아니라 지난 28일 열린 시상식에서 아시안 비하 논란에도 휩싸인 바 있다. 지난 9일에는 대만계 이안 감독과 일본계 배우 조지 타케이를 비롯한 아시안 회원 25명이 아카데미측에 항의의 뜻을 전해 돈 허드슨 대표에게 공개 사과를 받기도 했다. 이경민 기자

2016-03-17

아카데미 주최측, 오스카 사회자 아시안 비하 발언 사과

지난달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시안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사회자 크리스 록을 대신해 아카데미 시상식 주최 측이 공식 사과했다. 지난 3일 뉴욕한인학부모협회(공동회장 최윤희.라정미)가 아카데미 시상식 주최 측인 아카데미오브모션픽처스아츠앤사이언스와 크리스 록에게 항의 서한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와 일본계 배우 조지 타케이, 오스카상 2관왕 이안 감독 등 아시아계 영화인들이 반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학부모협회는 주최 측에 보낸 서한을 첨부해 하버드대 출신 중국계 NBA 스타 제레미 린과 영향력 있는 아시아계 인사들에게 보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당시 시상식장에서 시상을 돕기 위해 정장을 하고 무대에 오른 3명의 아시안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록이 "미래의 회계사들"이라고 소개하며 회계사라는 직업이 아시안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비하한 것에 대한 반박문이었다. 이어 지난 9일에는 할리우드의 아시아계 영화인 25명도 셰릴 분 아이작스 회장 앞으로 비슷한 내용의 서한을 보내 항의했다. 아카데미 측은 "아시안들이 불쾌한 느낌을 가지게 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추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문화적으로 더욱 세심하게 신경 쓰고 배려하는 시상식이 되도록 각별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작스 회장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사과를 전하며 "회의를 열어 관련 문제를 추가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희 학부모협회 공동회장은 "한인들에 대한 차별과 불이익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며 권익을 위해 힘쓰고 있는 협회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며 "후세들이 차별 없이 다양성을 인정받으며 이 나라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주영 기자 hwang.jooyoung@koreadaily.com

2016-03-16

아시안 비하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항의

뉴욕한인학부모협회가 아시안 학생들을 비하한 아카데미 시상식 주최 측에 항의 서한을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2일 플러싱 JHS189 중학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8일 개최된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상을 돕기 위해 정장을 하고 무대에 오른 3명의 아시안 어린이들에게 당시 사회자였던 흑인 배우 크리스 록이 "매년 오스카 투표를 관장하는 회계법인 PWC의 근면한 미래 직원들"이라고 소개하며 "내 농담이 맘에 안들면 스마트폰을 통해 트윗하라"고 말한 것에 대해 항의 서한을 통해 사과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협회 공동회장인 라정미 변호사는 "아직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회계사는 아시안들의 일이라는 듯이 비하하는 것은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협회는 추가 안건으로 지난달 18일 미국의 대북제재법이 공식 발효되며 북한 관련 개인.단체 처벌이 가능해진 것을 계기로 친북단체인 '노둣돌'에 학생들이 현혹되는 것을 강력히 막겠다고 발표했다. 또 오는 12일에는 PS120(58-01 136스트리트)에서 25학군 학생.학부모 대상 커뮤니티 행사인 '수퍼 히어로 토요일'에 한인들의 참석을 당부했다. 한편 협회는 오는 5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플러싱 한양마트에서 뉴욕시 신분증(IDNYC) 신청과 브롱스 몬트피어 엔지니어로 재직중 발생한 폭행 사건으로 뇌연화증 투병중인 김성수씨 사건 관련 수사 촉구 서명운동을 진행한다. 황주영 기자 hwang.jooyoung@koreadaily.com

2016-03-02

디카프리오 수상에 무대 뒤까지 '브라보!'

28일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열기는 행사 직후 이어진 '위너스 룸'의 수상자 인터뷰 현장까지 이어졌다. 1994년부터 다섯 차례의 아카데미 연기상 도전 끝에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감동 소감부터 다양성에 대한 '소신 발언'을 이어간 스타들의 메시지까지, 그 생생했던 현장을 전한다. ▶브라보! 디카프리오 백스테이지에서도 이날의 스타는 단연 '레버넌트'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였다. 기자실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디카프리오의 이름이 호명되는 장면이 중계될 때부터 200여 명의 기자들은 환호와 박수로 그의 수상을 축하했다. 디카프리오가 한 손에 오스카 트로피를 굳게 쥐고 감독상 수상자인 알레한드로 이냐리투와 함께 '위너스 룸'에 들어오는 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무대에서보다 한층 상기된 얼굴로 기자들 앞에 선 디카프리오는 "이냐리투와 함께 한 작업은 진정한 스토리텔링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카메라 밖에서 나눈 모든 이야기가 스크린 위로 고스란히 전해지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며 "평생 잊을 수 없는 여정"이었다고 다시 한 번 감독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그는 "(미국이 아닌) 멕시코에서 온 이냐리투 감독과 치보(이매뉴얼 루베즈키 촬영감독)가 놀라운 예술성으로 각각 2년, 3년 연속 아카데미를 수상했다는 건 오늘날 우리 영화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두 사람에게도 진심으로 축하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팬들은 물론 영화계 관계자와 언론까지 그의 남우 주연상을 바라고 응원했던 걸 실감했냐는 질문엔,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인터넷이나 주변 사람들이 해주는 이야기를 통해 분위기는 알고 있었다"며 "매번 최고의 결과를 위해 분투해 왔지만, 올해만큼은 모두에게서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나.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평등과 화합의 메시지 풍성 '백인 잔치' 논란 탓에 유난히 다양성에 관한 주제가 여러 차례 거론된 시상식이었던 만큼, 백스테이지에서도 수상자들은 이에 관한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인종 뿐 아니라 남녀평등, 동성애 이슈 등도 두루 거론됐다. 여우 조연상 수상자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이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15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 사이 케이틀린 제너가 커밍 아웃을 하고, 드라마 '트랜스페어런트'나 영화 '탠저린' 같은 작품이 나오는 등, 사회 문화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대니시 걸'을 시작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LGBT 이슈에 대해 논의하고, 할리우드에서도 이에 관한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우 조연상 수상자 마크 라일런스는 "할리우드에선 흑인들만큼 여성들도 똑같은 문제와 싸우고 있다. 대부분의 스토리텔링이 남성들에게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오늘 시상식에서 인종 문제가 계속해서 거론됐듯, 성차별의 문제도 꾸준히 토론하고 고민해 나갈 때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로와 힐링 전한 소감도 눈길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메시지를 전한 이들도 있었다.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브리 라슨은 "내게 '룸'은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유를 찾기 위한 과정이었다"며 "어떤 식으로든 갇혀 있고 학대받는 듯한 느낌에 아파하는 여성들이 있다면, 이 영화를 보고 조금이나마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작품상 수상작인 '스포트라이트'의 톰 맥카시 감독은 "오늘 아침 시상식에 오기 전 마크 러팔로와 함께 LA 다운타운 천사들의모후 대성당 앞에서 성추행 피해자들이 벌이는 시위 현장에 동참하고 왔다"며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많은 피해자들에게 '당신들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가 듣고 있으니, 수치스러워 하지 말고 세상에 나와 목소리를 높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돌비극장=이경민 기자

2016-02-29

디카프리오 '아카데미의 한' 풀었다…이병헌 한국인 최초로 무대 올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아카데미의 한을 풀었다. 디카프리오는 28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레버넌트'로 연기상 도전 5수 끝에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레버넌트'는 이밖에도 감독상(알레한드로 이냐리투)과 촬영상(이매뉴얼 루베즈키)을 수상, 3관왕에 올랐다. 최고 영예의 작품상과 각본상은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파헤쳤던 보스턴 글로브 기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스포트라이트'가 수상했다. 영화 '매드 맥스'는 의상상, 미술상, 분장상, 편집상, 음향 편집상, 음향 믹싱상 등 기술 부문상 6개를 휩쓸며 기염을 토했다. 여우 주연상은 '룸'의 브리 라슨이, 남우 조연상은 '브리지 오브 스파이'의 마크 라일런스가, 여우 조연상은 '대니시 걸'의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각각 차지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배우 이병헌이 한국인 최초로 시상자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병헌은 라틴계 배우 소피아 베르가라와 함께 외국어영화상 부문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 차분하고도 여유있는 모습으로 수상자를 발표하고 트로피를 전달해 '월드 스타'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조수미가 불러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던 '유스'의 '심플송 #3'는 아쉽게 수상에 실패했다. 한편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백인 잔치' 논란으로 유난히 시끄러웠다. 일부 흑인 영화인들은 아카데미의 유색 인종 배제에 반발해 시상식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지만, 우피 골드버그를 비롯해 채드윅 보스먼, 케리 워싱턴, 케빈 하트 등의 흑인 배우들이 대거 시상자로 참석해 '반쪽 짜리' 시상식의 오명은 씻게 됐다. 사회자인 흑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은 '백인 잔치' 논란을 정면으로 언급하며 농담 소재로 삼아, 아카데미의 다짐을 대변하기도 했다. 돌비 극장=이경민 기자 lee.rachel@koreadaily.com

2016-02-29

이병헌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 빛냈다

제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28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배우 이병헌이 한국인 최초로 시상자로 참석,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번 시상식은 지난해에 이어 연기상 후보 20명 중 유색 인종이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던 것과 관련, '백인 잔치'라는 혹독한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스파이크 리 감독과 배우 윌 스미스 등 일부 흑인 영화인들은 아카데미의 유색 인종 배제에 반발해 시상식에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지만, 우피 골드버그를 비롯해 채드윅 보스먼, 케리 워싱턴, 케빈 하트 등의 흑인 배우들과 존 레전드, 커먼, 퍼렐 윌리엄스 등 가수들이 대거 참석해 '반쪽 짜리' 시상식의 오명은 씻게 됐다. 사회자인 흑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은 시상식의 문을 여는 오프닝 모놀로그부터 행사 전반에 걸쳐 '백인 잔치' 논란을 정면으로 언급하며 농담 소재로 삼아, 보다 다양성 있는 시상식으로 거듭나겠다는 아카데미의 다짐을 대변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오후 8시 현재 영화 '매드맥스:분노의 도로'가 의상상, 미술상, 분장상, 편집상, 음향 편집상, 음향 믹싱상 등 기술 부문을 휩쓸었다. '스포트라이트'와 '빅 쇼트' 도 각각 각본상과 각색상을 수상하며 실속을 챙겼다. 이 밖에 남우 조연상은 '브리지 오브 스파이'의 마크 라일런스가, 여우 조연상은 '대니시 걸'의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차지했다. *마감 시간 관계로 최종 결과를 게재치 못한 점 양해바랍니다. 최종 수상결과 koreadaily.com 돌비 극장=이경민 기자

2016-02-28

[클릭 2016] 끝나지 않는 아카데미 '백인 잔치'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28일 막을 내렸다. 여느 때처럼 세계 영화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치러진 지상 최대의 영화축제였지만, 올해만큼 시상식을 둘러싼 잡음이 많았던 해도 없었다. '백인 잔치' 논란 때문이다. 2년 연속 남녀주조연상 후보 20명 가운데 유색인종이 단 한 명도 포함돼 있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후보 발표 직후부터 아카데미를 향한 매서운 비난이 쏟아졌고, 일부 흑인 감독과 배우들은 시상식 참석을 거부했다. 시상식이 열리는 동안 시위를 벌인 이들도 있었고, 같은 시간 흑인 영화인들끼리 따로 모여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아카데미 입장에선 억울한 구석도 없지 않았을 거다.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회장으로 3년째 연임 중인 셰릴 분 아이작스 회장 입장에선 더욱 그랬을 법하다. 아이작스 회장은 취임 이래 누구보다 앞장서 아카데미 회원 구성에 다양성을 꾀하고자 부단히 힘써왔던 주역이다. 후보가 발표되기 이미 한참 전에 흑인 코미디언 겸 배우 크리스 록을 11년 만에 다시 사회자로 초빙하기로 결정해 시상식의 얼굴로 내세웠지만, 이 같은 사실은 주목조차 받지 못했다. 아카데미 회원들 가운데는 '피부색을 떠나 뽑을 만한 후보가 없었을 뿐'이라고 호소하는 이들도 많았다. 아이작스 회장과 아카데미 측은 부랴부랴 오는 2020년까지 여성과 소수계 회원 비율을 2배 이상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비난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았다. 문제는 이같은 '백인 잔치'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USA투데이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개봉 예정인 주요 영화 184편의 '다양성 점수'는 평균 C수준이다. 할리우드 주요 제작, 배급사 20곳 중 파라마운트, 워너 브라더스, 20세기 폭스사 등의 경우 2016년 개봉 예정작의 인종적, 성별 다양성 측면에서 F, D, C- 등의 초라한 점수를 받았다. UCLA 인종문제연구소가 조사한 최근 자료를 보면 2014년 극장개봉된 영화 중 백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의 비율은 87.1%에 달한다. 제대로 된 유색인종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 자체가 없는데, 유색인종 배우들이 연기력을 뽐낼 기회가 있을 리 없다. 이는 카메라 뒤 제작 현장을 백인들이 지배하고 있는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UCLA가 할리우드 주요 영화 제작진의 인종 비율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유색인종 감독의 비율은 12.9%, 작가의 비율은 8% 뿐이다. 주요 영화사 중역 급의 인종 비율도 백인이 94%, 배우들의 활동을 담당하는 에이전트들 가운데도 백인이 90.8%라는 통계가 있다. 유색인종 배우의 성공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들이다. 할리우드는 창의력이나 기획력, 기술력 등 많은 면에서 '세계 최고'란 말이 아깝지 않다. 좋은 이야깃거리만 있다면 언어와 국경을 가리지 않고 소재를 찾아 나서고, 재능있는 배우, 감독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모시기 경쟁'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뉴 미디어 환경과 글로벌 시장에 가장 민첩하게 반응해, 전 세계 관객을 대상으로 한 히트작 만들기에 열을 올리는 곳이 바로 할리우드다. 이같은 '백인 잔치'가 계속된다면, 손해를 보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할리우드란 것을 그들이 모를 리 없다. 아카데미도 마찬가지다. 몇 년 후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거대한 다양성의 축제가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2016-02-28

아카데미 시상식, 광고주들 전전긍긍

'제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 시상식 TV 광고주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번 시상식이 '백인잔치'라는 비난의 여론이 거센데다가 한발 더 나아가 시상식 텔레비전 중계 보이콧 움직임까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광고주들은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냉담한 분위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어떻게 TV광고를 받아들일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더욱이 아카데미 시상식 광고에 거액을 지출하기 때문에 더욱 우려스럽다. 아카데미 시상식 광고는 30초에 200만 달러에 이른다. 캔타 미디어의 존 스왈런 리서치담당 최고책임자는 "올해 시청률은 그 어느해보다 예상하기 힘들다"며 "각종 논란이 시청률 상승에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단 어수선한 분위기에도 광고 계약을 철회한 광고주는 없다. GM을 비롯해 콜스, 아멕스, 맥도널드 등이 예정대로 광고주로 나선다. 이 가운데 콜스의 경우 총 5편의 광고를 준비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예전만큼 인기는 끌고 못하고 있고, 논란으로 멍들기도 했지만 여전히 수천만 명이 시청하는 대형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3730만 명이 이 시상식을 지켜봤다. 최근에는 TV 외에 스마트폰과 태블릿, 랩탑 컴퓨터 등을 통해 시상식을 관람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콜스의 윌 세틀리프 부사장은 "우리는 다양한 인종의 시청자들이 아카데미 시상식을 볼 것이라 믿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 광고수익은 1억1000만 달러를 기록해 7500만 달러 광고수익을 올린 그래미 시상식과 4200만 달러 광고수익을 올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88회째인 올해는 1억2000만 달러의 광고수익이 예상된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ABC를 통해 28일 오후 4시(서부시간 기준)부터 생중계될 예정이다. 박상우 기자

2016-02-26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